불법사금융 피해 신고 반년 만에 1만건…고금리 피해 이미 지난해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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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금융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취약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상담이 1만건을 넘어서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고금리 피해 신고는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17일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은 총 1만3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신고·상담 건수는 1만7538건으로 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2012년 1만8237건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올해는 불과 6개월 만에 1만건을 넘어선 만큼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는 물론 2012년 기록까지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 관련 신고·상담이 44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금리 3199건, 채권추심 2004건, 불법 수수료 178건, 유사수신 167건, 불법 광고 61건 순이었다.
수사 의뢰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사 의뢰 건수는 398건으로 지난해 연간 582건의 약 68%에 달했다.
특히 고금리 피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고금리 관련 신고·상담은 지난 1월 186건에서 꾸준히 증가해 6월에는 988건까지 치솟았다.
올해 상반기 누적 신고·상담은 3199건으로 지난해 연간 1904건을 이미 68%가량 웃돌았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급증한 배경에는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저신용자 증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이 제2금융권과 대부업으로 이동하고, 기존 대부업 이용자였던 저신용자들이 다시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연쇄적인 '대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가 최대 11만9000명, 이들이 이용한 자금 규모는 최대 1조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모두 전년보다 약 두 배 증가한 규모다.
불법사금융의 접근 방식도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 전단지나 문자메시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광고가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산하면서 일반적인 금융상품이나 개인 간 자금 거래처럼 포장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돈', '급전'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병원비나 카드대금, 생활비 등이 급했던 이용자가 도움을 받았다는 식의 후기를 앞세워 이용자의 경계심을 낮추는 방식이다.
문제는 실제 적용되는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를 크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40만원을 빌려주고 7~12일 뒤 70만원을 갚도록 하는 이른바 '40/70' 방식은 단기간에 원금의 75%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시키는 구조다.
현행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다. 특히 불법사금융업자와 체결한 이자 약정은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초고금리 계약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도 강화된 상태다.
피해자가 불법사금융과 등록 대부업체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등록 대부업체는 광고 심의 등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만 불법 업체들은 SNS 등을 통해 규제망을 피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사금융 이용 이후 상품권 예약매매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 범죄에 노출되거나 개인정보와 연락처를 이용한 불법 채권추심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단속과 처벌 강화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제도권 금융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의 자금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 규제와 조달 비용, 연체 위험 등을 고려할 때 등록 대부업체가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기 어려워지면 취약차주가 오히려 불법 시장으로 이동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책서민금융 공급과 채무조정을 확대하는 동시에 저신용자도 제도권 금융 안에서 상환능력과 위험 수준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제2금융권→등록 대부업→불법사금융으로 차주가 밀려나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불법사금융 문제는 단순한 금융범죄를 넘어 취약계층의 생계와 가계부채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안전망을 보강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출처 : 폴리뉴스 Polinews(https://www.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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