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대부' 광고 급증...작년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역대 최대'
최근 10년간 불법금융광고 차단 요청만 14만9159건...미등록 대부가 과반
피해 신고·상담 지난해 1만7538건으로 역대 최대...올 상반기만 이미 1만건 돌파
野 박성훈 의원 "수사기관 연계 강화 및 근원적 차단 대책 시급"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서민과 취약계층을 노린 불법사금융 피해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등록 대부, 불법 채권추심, 고금리 등 불법사금융 광고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부산 북구을)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유형별 불법금융광고 조치 현황'에 따르면, 금감원이 2017년부터 2026년 7월까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한 불법금융광고는 모두 14만915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1328건에 불과했던 차단 요청 건수가 2023년 1만9153건, 2024년 1만 9870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만5547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1만836건이 차단 요청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 광고가 7만6289건(51.1%)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휴대폰 소액결제 2만2098건, 신용카드 현금화 1만8052건, 신용정보 매매 1만3116건, 작업대출 1만848건, 통장매매 8756건 순이었다 .
불법금융광고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범람하면서 실제 피해를 호소하는 신고·상담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불법사금융 관련 신고·상담은 총 11만2191건에 달했다.
연간 접수 건수는 2019년 5468건에서 2021년 9918건, 2023년 1만3751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1만75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만37건이 접수됐다.
피해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가 4만875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불법 채권추심도 1만7929건에 달했다. 특히 고금리 관련 상담은 올해 1월 186건에서 6월 988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단순히 불법 대부업체에 대한 노출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높은 이자 부담 자체가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감원이 제보·신고 내용의 구체성을 토대로 수사를 의뢰한 사례는 2020년 117건에서 2024년 484건, 2025년 582건으로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398건이 수사 의뢰됐다.
박성훈 의원은 "불법 금융광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고, 미등록 대부업체 등 피해의 뿌리부터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단속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불법사금융은 단순한 금융질서 위반을 넘어 서민의 생계와 삶을 직접 위협하는 민생범죄"라며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공조 강화, 불법사금융 업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함께 피해자 구제 및 서민금융 지원 등 금융안전망을 신속하게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의 후속조치로 지난 7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7월 2일부터 8월 10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공유오피스를 활용한 무분별한 대부업 등록을 제한하고 여러 업체가 소액대출을 쪼개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득·부채 확인 의무를 피하는 편법영업도 차단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불법대부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일선 경찰서 단계에서도 곧바로 차단 요청할 수 있도록 해 피해 확산을 막는다는 것이다. 불법사금융의 우회 통로로 지목돼 온 대부업 시장에 대한 규제망을 한층 촘촘히 조인다는 방침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부업 고정사업장 요건의 구체화다. 최근 일부 업체는 저렴한 공유오피스를 빌려 대부업 등록을 받은 뒤 등록증을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넘기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편법영업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업자는 이를 통해 등록 대부업자로 가장한 뒤 광고와 고객 모집을 하고 실제로는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초과하는 불법 대출을 제공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부업 등록이 가능한 고정사업장은 일반 이용자가 자유롭게 방문·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제한된다. 다른 사업장과 벽 등으로 구획돼 있고 외부 또는 건물 내 공용통로에서 직접 출입할 수 있는 별도 출입문을 갖춘 곳이어야 한다. 또 이미 다른 대부업체가 고정사업장으로 사용 중인 장소는 대부업 등록 장소로 인정되지 않는다.
사실상 실체 없는 '무늬만 대부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겠다는 취지로, 그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암약해온 불법사금융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